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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는 사진을 찍지 않아서 좀 빡빡할지도 모르겠네요- ^-^; ===================== 룩소르 게스트 하우스. 이곳에서는 지금 제3차대전에 필적하는 고스톱 판이 벌어지고 있다. 분명히 시와로 향하고 있어야 할 필자는 어째서 이 룩소르에서 한가롭게 고스톱 따위나 치고 있는 것인가!!! 사건의 발단은 룩소르에서 카이로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부터. 아스완에서부터 같이 올라오던 소라씨는 피곤했는지 골아떨어졌고, 건이씨(이름은 외자로 '건'이다)와 옆에 앉아 군대 얘기부터 시작해서 오만가지 잡담을 나누고 있던 중이었다. 룩소르 게스트 하우스에서 머물다 기차를 탄 건이씨는 게스트 하우스 사장 태엽씨가 '마르사 알람'이라는 새로운 휴양지를 둘러보기 위해 투어를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흘렸다. 오옷- 새로운 휴양지 +_+ 필자의 눈은 반짝였고, 머리는 6400rpm으로 고속회전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갑자기 어디에선가 환청이 들려 왔다. 언제까지 뻔히 정해진 틀에 맞춰 살텐가!! 이스라엘로 교환학생을 온 것처럼, 사막으로 들어갈 결심을 한 것처럼, 그렇게 너 자신을 미지로 던져라!! 자, 이제부터 주도면밀한 계산이 필요한 시기. 카이로에서 룩소르로 떠나는 열차의 시각은 알고 있었다. 오후 10시 30분. 카이로-룩소르 이동에 걸리는 시간은 9시간. 내가 지금 탄 기차는 오후 8시에 룩소르에서 출발했다. 그렇다면, 새벽 1시 반이라는 시간은 룩소르발 기차가 5시간 30분, 카이로발 기차가 3시간 동안 이동을 마친 시간. 새벽 1시 반에 도착하는 역에 내린 후 15분만 기다리면 룩소르로 내려갈 수 있다. 약간 어이없게도 기차는 정확히 새벽 1시 40분에 어딘가의 역에 도착했다. 필자는 가방을 싸서 약간 황당해 하는 건이씨와 아직도 깊게 자고 있는 소라씨를 두고 반대편 플랫폼으로 날아갔다. 역 이름은 아슈트 역. 예상대로 룩소르행 기차는 새벽 1시 45분 예정. 자자, 이게 현대 수학의 힘이라구 -_-V (어디가!!) 뭐, 대충 예상은 했지만 기차는 15분 연착했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은 고작 20분. 이대로 룩소르로 내려가면 아침 시간은 벌 수 있겠군. 뭐든 할일이 있겠지... 아침 7시 30분, 룩소르 역에 다시 도착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로 가서 태엽씨를 만나 '저도 끼워주세요~'라고 부탁하려는 찰나, 태엽씨에게 전화가 왔다. 카이로에 도착한 건이씨, 소라씨와 함께 마르사 알람 투어에 참여하러 다시 내려온다고 -_-;; 이봐... 그렇게 되면 18시간을 기차 안에서 보내는 거라구!! 태엽씨와 이얘기 저얘기 하다가 같이 아침을 먹고, 아스완 내려가기 전에 잠시 스쳐지나갔던 규선이라는 사람을 다시 만났다. 갑자기 의기투합한 세 사람, 점당 0.5파운드 고스톱 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시작한지 5분만에 50파운드짜리 판을 따 버린 필자... 이제 빼도박도 못한다. 쳇쳇... 여기에 아침 늦게 일어난 두 명의 처자들이 끼어들고(이 처자들, 어젯밤에도 고스톱 치느라 새벽에 잤다고 한다), 아스완 호텔에서 잠시 만났던 여자분이 게스트 하우스에 숙소를 정하러 오면서 갑자기 불이 붙기 시작했다. 늦잠꾸러기 두 명은 각각 은견, 지연이라고 한다. 아스완에서 만났던 분은 정미. 어찌어찌 해서 태엽씨와 필자를 뺀 나머지는 모두 돈을 잃고... 태엽씨는 마르사 알람으로 가는 차를 빌리기 위해 나가고, 규선씨, 은견씨, 지연씨와 필자 넷이 모여 앉아 카드 게임을 시작하고 있었다. (어, 어째서!!) 이 세 사람, 오후에 서안투어를 갈 예정이라고 한다. 서안투어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텐데... 라며 속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필자 역시 이들의 서안투어에 말려들어 버렸다 -_-; 뭐, 할 일도 없고 또 간다고 해서 나쁜 곳도 아니니 승락한다. 어찌어찌 페리를 타고 택시를 60파운드에 흥정하고 보니 오후 3시. 거의 모든 유적은 오후 5시면 문을 닫는다. 필자의 예상으로는 두 군데 정도 돌아볼 수 있다. 우선 왕가의 계곡으로 간다. 필자는 들어가지 않고 게이트에서 보안 요원과 재미있는 한국어 수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 45분 만에 무덤 3개를 모두 돌아보고 나왔다! 여행기를 계속 읽어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필자는 1시간 45분 동안 무덤 2개밖에 보지 못했다. 빠, 빠르다, 이 사람들은. 다음으로 필자가 이들에게 추천해 준 곳은 핫쳅수트 대장제전. 필자 자신에게라면 당연히 라메세움을 추천해 주었겠지만, 45분만에 무덤 3개를 볼 정도의 내공이라면 전망 좋고 풍경 좋은 유적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장제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20분. 아슬아슬하게 표를 구입할 수 있었다. 이미 둘러 봤던 곳이고, 옆에 있는 은견씨가 심심해 하는 것 같아 대충 아는 대로 읊어 주었다. 정확히 2시간 20분만에 서안투어를 마치고, 다시 동안으로 건너왔다. 이들은 왜 룩소르에 왔을까, 하는 작은 의문은 뒤로 하고, 저녁을 먹기 위해 만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만도'는 사람 이름이며, 룩소르에 거주하는 이집트 인이다. 하는 일은 레스토랑과 중개업. 레스토랑에서는 닭도리탕, 볶음밥 등의 한국 음식을 팔고 있으며, 택시 투어나 갖가지 기념품 가게 등을 중개해 주고 있다. 한국말도 어느 정도 할 줄 알고 해서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 겪어보니 특히 여자들에게 매우 잘해준다. 레스토랑에 가 보니, 동안투어를 떠났던 정미씨와 다른 일행 두 명이 먼저 닭도리탕을 끝낸 후였다. 우리도 닭도리탕과 샥슈칸이라는 이집트 요리를 시키고, 필자는 정미씨 일행이 서안투어에 대해 물어 오는 바람에 잠시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서안투어는 '새벽'에 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매우 허기진 상태의 필자, 하지만 닭도리탕은 30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요리였던 것이다... 굶어 죽을 뻔한 위기를 두어 번 넘기고 간신히 닭도리탕을 먹을 수 있었다. 식사 도중, 카이로에서 도착한 건이씨와 소라씨가 레스토랑으로 찾아왔다. (한국 관광객들은 대충 이렇게 만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필자가 중간에 내렸을 당시 자고 있던 소라씨는 배신이라며 투덜투덜. 뭐, 자고 있는 사람을 깨울 수는 없잖아요- ^^; 하며 얼버무린다. 맥주 한잔과 물담배를 가볍게 한 후, 일행은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왔다. 계속 고스톱 판을 벌이자고 꼬시는 태엽씨. 하지만 피곤했던 필자는 바로 잠들어 버렸다. 쿨쿨... 다음날 아침, 마르사 알람으로 가는 팀이 모였다. 모두 7명. 필자, 태엽씨, 건이씨, 소라씨, 은견씨, 지연씨, 규선씨. 정미씨도 가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서안투어가 예정되어 있어 빠지고... 룩소르 여행이 끝나면 시와로 간다고 해서 시와에서 만날 수 있으면 만나요~ 라고 해 주었다. 마르사 알람 탐색대는 오전 10시에 빌린 스타렉스를 타고 출발했다. 아부심벨을 갈 때와 마찬가지로 일정 시간에 홍해 해안가 쪽으로 가는 관광버스가 모두 모여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가야 한다. 재미있는 나라~
[알람 탐사대!!] 대부분의 관광버스는 후루가다 쪽으로 향했고, 마르사 알람으로 가는 차는 우리 밖에 없었다. 미지의 세계, 두근두근- 왼쪽으로 보이는 푸른 홍해는 아름다웠다. 가던 길에 펑크가 났지만, 이집트인 운전수에게 맡겨 놓고 모두 내려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정말, 재미있었다! ...마르사 알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마르사 알람,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인 'Lonely Planet'에 의하면 현재 개발 중인 휴양지.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그 말이 어떤 뜻으로 쓰여진 것인지 잘 몰랐다. 개발 중인 휴양지란, 한마디로 지금은 아무것도 없는 곳을 뜻한다. 도착한 마르사 알람은 작은 집 10여채, 태양을 피할 곳 하나 없는 버스 터미널이 전부인 곳이었다. 탐사대 전원은 기가 쇠했다. 젠장...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당황한 태엽씨, 다시 룩소르로 가기로 결정했고, 건이씨도 다시 룩소르로 돌아간다고... 남은 다섯 명은 후루가다로 올라가서 바닷가를 맛보며 놀기로 결정했다. 필자의 여행계획에 전혀 없는 일정이었지만, 룩소르보다는 후루가다에서 시와로 넘어가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아서 후루가다 행에 동참하기로 결정. 그리고 스노쿨링이 그다지 비싸지 않다면 후루가다에서 한 번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펑크가 나도 재미있었다구!]
[이러고 놀았다]
[상큼한 이미지의 필자 셀카 사진! (퍼억)] 어찌어찌해서 그렇게 후루가다로 향하는 택시에 몸을 싣고 밤의 해안가를 달리기 시작. 3시간 가량이 지나 도착한 후루가다는 마르사 알람과는 반대로 조금은 북적북적한 휴양지였다. 규선씨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호텔에서 차가 나온다. 필자, 솔직히 조금 놀랐다. 이집트에서 이런 서비스를 ㅠ_ㅠ 차가 도착한 곳은 씨웨이브 호텔. 그런데, 어이 없게도 방이 없단다. (대체 왜 픽업을 나온거냐...) 그러면서 옥상은 어떻냐고 묻는 지배인. 규선씨가 올라갔다 와보더니 괜찮다고 한다. 다들 짐을 짊어지고 옥상으로 GoGo~! 옥상은 정말 필자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자보는 것도 추억이지, 추억~ 쿡쿡... 게다가 저녁으로 룸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좋은 호텔이었다. 가격도 적당하고. 문제점이라면, 물이 부족해서 씻기 어렵다는 것 -_-;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
[옥상엔 이런 것이 감추어져 있었다!] 다음날 아침, 소라씨와 은견씨는 다이빙 하러 갔고, 스노쿨링 $25라는 절망적 가격에 침몰한 필자는 그냥 산책에 나섰다. (다합에서는 스노쿨링을 공짜로 할 수 있다) 나머지 둘은 취침 중. 스노쿨링도 못한다면 하루 이상 후루가다에 머물 필요가 없다고 느낀 필자, 슬슬 버스터미널로 걸어가서 알렉산드리아 행 표를 예매하고 돌아오는 길에 시내 구경과 바다 구경을 해치웠다. 바다는, 정말 투명하게 맑고 예뻤다. 바다만 놓고 보자면 정말 최고 - 특히 썰물 때 속이 다 비치는 찰랑찰랑한 바닷물은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맑디 맑은 후루가다의 바다]
[뭐, 모든 거리가 이렇게 깨끗하지는 않다]
[노출을 많이 주고 찍어봤다. 쿡쿡....] 또 룸서비스로 점심을 해치우고 다이빙에서 돌아온 소라씨와 은견씨를 기다렸다가 다섯 명은 다시 바닷가로 향했다. 밀물 때는 썰물 때보다 바다가 예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웠다. 저녁을 모두 같이 먹고 필자는 모두의 배웅을 받으며 알렉산드리아로 떠났다. 하루 뿐이었지만 후루가다의 바다는 인상적이었다. 이제 알렉산드리아에서 시와로 가는 여정이다. 시와 오아시스, 그 사막에서는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근두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