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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드의 『꿈의 해석』
19세기와 20세기의 분수령을 이루는 1900년, 프로이트는「꿈의 해석」을 출판하였다. 이 책에서 그는 꿈이야말로 무의식의
세계에 이르는 길이 라고 보고, 꿈의 의미와 그것이 생겨나는 과정에 대해 상세한 탐구를 하였다. 많은 명저들이 어렵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데 반하여, 이 책은 수많은 꿈을 예로 들고 있어 결코 지루하거나 어렵지 많다. 마치 재미있는 소설이라도
읽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파연 '꿈'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그리고 꿈속에 감춰진 의미를 우리는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이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기 위해, 지금부터 「꿈의 해석』을 함께 읽어 나가기로 하자.
1. 프로이트의 생애
무의식(無意識)의 발견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그는 마르크스, 다윈 그리고 아인슈타인 등과 함께 20세기 정신사의 흐름과 성격을 바꿔 놓은 혁명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세상사가 다 그렇지만 그의 작업과 성취에도 공과 허물, 영광과 치욕이 교차하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를 무시하고는 금세기 사상사의 지형을 올바로 읽어 낼 수가 없을 것이다. 저명한 사회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사명(Sigmund Freud's Mission, 1959)』이라는 책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대목에서, 프로이트야말로 놀라운 재능과 정직과 용기를 지닌 '진실로 위대한 인물' 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실은 그야말로 금세기 사상사에서 '진실로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20세기를 일러 '프로이트의 세기(the freudian age)'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조금이라도 사상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평가를 결코 지나치다고 하지는 못할 것이다.
프로이트는 1856년 지금의 체코슬로바키아 땅에 속하는 모라비아 지방에서 유태인을 부모로 하여 태어났다. 4살 때 빈으로 이사를 했던 그는, 나치의 반유태주의 정책에 의해 영국으로 피신하게 되는 82살 때까지 그 곳에서 살았다. 그 후 빈 의과 대학을 졸업한 프로이트는 빈 종합 병원에서 수련의(修鍊醫) 과정을 거치면서 뇌 해부학과 코카인의 약효 실험에 몰두했다. 그러므로 훈련 과정만을 살펴본다면, 그는 신경병 학자이지 정신 의학자가 아닌 셈이다. 이후 그는 1985년에서 1886년에 걸쳐 당시 정신 의학의 권위자였던 샤르코(Jean Charcot) 박사 밑에서 수련의 생활을 하면서, 최면술을 이용한 히스테리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1886년 그는 생활을 꾸려 나가기 위해 의사로 개업을 했고, 사랑하는 여인 마르타 베르나이스와 결혼하였다. 정신 질환자들을 직접 치료하면서 정신 분석학에 대한 그의 생각은 해를 거듭할수록 깊어졌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임상적(臨床的) 방식도 계발되었다. 그리고 1893년에는 그의 첫 번째 연구서인 『히스테리 현상의 심리적 기제』라는 저서』요셉 브로이어(Jesef Breuer)와 공저로 출판하였다. 그러다 결국 1896년 프로이트는 자신의 고유한 치료 방식을 정신 분석(精神分析)이라 부르게 되었고, 이 정신 분석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더욱 넓혀 나갔다. 그 후 1910년, 브로일러(Eugen Bleuler), 융(C. G. Jung) 그리고 아들러(Alfre, Adler) 등과 함께 '국제 정신 분석 학회'를 창립했고, 몇 개의 정신 의학학술지를 창간했으며 또 직접 편집하기도 했다.
그는 6개 국어를 읽을 수 있었고, 특히 그 중에서도 입센, 밀턴,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즐겨 읽었다 한다. 프로이트 자신의 글도 매우 유려하고 매끄러워 독일어 산문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같은 문학적 재능으로 '괴테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그는 시가(cigar, 엽귈련)를 몹시 좋아해서 하루에도 20개비씩이나 피우곤 했는데, 결국 그로 인한 인후암(咽喉癌)에 걸려 수십 번에 걸친 수술 끝에 1939년 83살을 일기로 생을 마치고 말았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병상에 있는 동안 줄곧 안정제나 진통제를 거부하면서, 암의 고통을 직접 대면하면서 견디어 나갔다. 이것은 평소 '나는 명료하게 생각하지 못하느니 차라리 고통 속에서 생각하겠다.'고 말했던 그의 정신적 태도와도 일치하는 자세였다. 그는 이국 땅 -영국 -에서 고독하게 죽었지만, 그의 생각은 지역과 분야에 관계없이 되살아나 오늘날 인류 정신사의 중요한 자원으로 그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2. 『꿈의 해석」의 주요 내용
1) 꿈에 대한 기본적인 전제
“해석되지 않은 꿈은 읽을 수 없는 글자와 같다.” (탈무드) 경전에서 따온 이 말은 꿈과 그 해석에 대한 프로이트의 근본적인 생각을 적절하게 요약하고 있다. 그리고 이 생각은 『꿈의 해석」이 의 지하고 있는 두 가지 근본적인 전제이기도 하다. 첫 번째는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꾸는 꿈은 각각 그 속에 모종의 의미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 생각을 더욱 밀고 나가, 마침내 '의미 없는 꿈은 없다.'는 주장까지 하게 된다. 두 번째 전제는 이러한 꿈의 의미를 캐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 시 말해 꿈의 의미를 해석해 낼 수 있는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 해석의 방법'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제2장의 앞 부분에서 이 전제를 더욱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옛날부터 고집스럽게 견지되어 오던 시중(市中)의 믿음이 현대 과학의 견해보다 오히려 더 진상에 가깝게 접근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 꿈의 문제도 바로 그러한 경우인 것이다. 내 판단에 따르면, '꿈들이 실제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뿐 아니라 '꿈 해석을 위한 과학적인 방식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2) 소망 충족으로서의 꿈
프로이트는 스스로 '나의 과학적 발견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평가했을 만큼 꿈 이론에 대해 깊은 애착을 간졌다. 그 소중한 발견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소망 충족설(所望充足說)이다.
그는 꿈의 일반적 성격이 일상 생활을 통해서 억압된 욕망이나 생각들이 무의식적으로 충족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지나친 수압(水壓)이 댐의 수명을 단축시키듯이, 과도한 심리적 억압은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다. 일상생활에서는 관습이나 사회 윤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욕망이나 상념들을 충분히 발산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꿈은 이렇게 억압된 욕심이나 상념들을 간접적으로 발산하거나 충족시킴으로써 마음과 인성(人性)의 전체적 조화와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꿈은 밤에 수문(水門)을 열어 물을 방출함으로써 댐을 위협하는 수압을 내리는 과정에 해당하는 셈이다.
꿈이 이처럼 이론적으로 체계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앞에서 말한 두 가지 근본 전제와도 잘 어울린다. 프로이트는 '소망 충족으로서의 꿈'이라는 제목의 제3장 첫머리에서 여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꿈은 바깥으로부터 오는 모종의 힘에 의해서 제멋대로 울리는 악기의 불규칙한 소리와는 다르다. 그것은 오히려 한 사람의 음악가가 연주하는 악기의 소리에 비유되어야 한다. 꿈은 무의미하거나 부조리한 것이 아니다. 꿈은 완벽하게 타당한 정신 현상이다. 사실상 그것은 다름 아닌 소망의 충족인 것이다. 꿈이 억압되거나 이루지 못한 소망의 대리 충족(代理充足)이라는 사실은 특히 어린이들의 꿈을 통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들은 아직 꿈의 내용을 은폐하거나 왜곡시킬 만한 복잡한 심리 기제가 발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제시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로 살펴보자. 내 생일날이었다. 친척들이 22개월 된 내 조카 헤르만에게 체리 열매가 가들 든 바구니를 들려서 내게 보냈다. 그러면서 '생일을 축하합니다.' 라는 인사말을 하고, 바구니를 건네 주라고 시켰다. 그러나 헤르만은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 내 앞에 서서, '여기에 체리‥‥ 여기에 체리‥‥‥라는 소리만을 되풀이하면서, 그 바구니를 놓지 않으려고 했다.
다음날 아침 조카는 잠에서 깨자마자, 기쁜 듯이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그가 꿈속에서 보았던 일을 말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헤르만이 체리 다 먹었어!" 여기에 비해 성인들의 꿈은 좀더 복잡해질 뿐 아니라 교묘하게 위장되기도 한다. 이를 위해 프로이트는 어느 의학생과 꿈을 사례로 분석해 보이고 있다.
꿈에 그 학생은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내려가고 있었는데, 어디에선가 갈색의 다크스 훈트(다리가 짧고 몸이 긴 독일산 개)가 달려와서 그의 발뒤꿈치를 물었다. 그는 그 개를 쫓아 버리려고 애썼지만, 개는 좀처럼 그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 꿈을 꾸기 바로 전날, 그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어느 소녀를 보았는데, 멀리서 보자마자 곧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당시 그녀는 갈색 다크스 훈트를 데리고 걷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그 학생이 꾼 꿈은 그녀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낸다. 또한 이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그녀의 개로부터 공격이라도 받고 싶은 욕심조차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3) 꿈의 작업 : 왜곡과 검열
의식 생활 중에 억압피고 숨겨진 욕망과 충동은 무의식의 통로를 타고 꿈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즉 잠이 든 상태에서는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억압이 완화되므로, 이 완화된 강태를 이용해서 꿈의 이미지들이 무의식의 깊은 소망을 표현하고 방출하는 셈이다. 그러나 자아의 억압은 잠자는 동안에도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소될 뿐이다. 그러므로 이 억압 에너지의 일부는 꿈을 검열하는 형태로 남아서 무의식적 욕망과 충동이 그 적나라한 모습대로 꿈속에 표출되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꿈속에서 보는 꿈의 내용들은 이 꿈의 검열 과정 탓에 그 억압된 의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여러 파지 모습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프로이트가 꿈의 왜곡(歪曲)이라고 말하는 현상이다. 이 현상에 대해서 프로이트는 책의 제4장에서 자세하게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검열의 도움을 빌어서 잠재적인 소망이나 충동을 꿈의 표면적인 내용으로 바꾸는 과정을 꿈 작업이라고 부른다.
꿈이 만들어지는 작업은 간단히 말하자면 전의식(前意識) 속에 있던 생각의 자료들을 여러 방식으로 처리해서 이미지화 하는 것이다. 전의식이란,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중간층에 해당하며, 무의식과 달리 비교적 쉽게 의식화할 수 있는 영역을 말한다. 그리고 꿈의 내용을 이루는 이미지의 자료는 주로 꿈을 꾸기 전날의 사건이나 사고로부터 수집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전의식 속에 있는 잠재적 충동이나 욕망은 검열 과정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즉 그 요소 부분들이 함께 어울려 응축(condensation)되고, 정신적인 강조의 위치가 전위(displacement)되기도 한다. 또 이것이 여러 자료의 도움을 받아 다른 이미지로 번안(飜案)되거나 극화(dramatization)된 후, 마지막으로 교묘한 이차적 퇴고(secondary elaboration)를 거쳐 그 내용이 채워진다. 검열이나 왜곡이라는 꿈 작업의 과정은 꿈을 억압된 소망의 충족으로 보는 프로이트의 이론 속에서는 피할 수 없는 가설이다. 꿈은 의식적 활동속에서는 억압될 수밖에 없는 성격의 소망을 충족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꿈이라는 전(前) 의식적 활동을 통해 그러한 소망이 간접적으로 충족된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어느 정도의 검열이나 왜곡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프로이트는 심지어 꿈의 내용이 고통스럽거나 불쾌할 경우에도, 그것은 소망의 충족이라는 도식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억압, 검열, 그리고 왜곡의 과정까지 뚫고 올라오는 고통과 불쾌함의 이미지야 말로 꿈꾸는 자의 진정한 소망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제4장의 후반부에서 이 점을 잘 요약해 주고 있다. 앞에서 거론한 사례들을 자세히 살피면 심지어 고통스러운 내용의 꿈들도 소망의 충족이라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신이 꾼 꿈을 해석하는 중에 말하거나 생각하기도 싫은 주제들을 늘 만나게 되는 현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꿈으로 인해 생기는 이런 불쾌한 감정들은 우리가 평소에 그런 주제를 취급하거나 논의하는 것을 억제하려는 반감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러나 우리가 꿈을 취급하거나 해석하려고 한다면, 이 반감은 극복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꿈의 내용에서 불쾌한 감정이 생긴다고 해서 그 속에 소망이 없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남에게 고백라고 싶지 않은, 심지어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소망이 있는 법이다.
이외에도 꿈 작업 중에서 프로이트가 반전(反轉)이라고 불렀던 현상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전이란 실제로 느끼고 원하는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 꿈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가령 삶을 진정으로 즐기면서 즐겁게 살고 있는 한 사람을 연상해 보자. 다른 어떤 날 못지않게 즐겁고 흥겨운 하루를 보낸 그는 그날 밤 죽음에 대한 이미지로 가득 찬 꿈을 꾸었다. 물론, 꿈의 해석에는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미묘한 변수들이 많다. 그러므로 이 낙천주의자의 어느 어두운 구석에 죽음에 대한 소망이 숨어 있었다는 추정을 하더라도 전혀 엉뚱한 발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 꿈에 프로이트의 반전 논리를 적용해 본다면, 그가 진정으로 바라고 있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마치 죽음처럼 끝없이 계속되는 삶의 즐거움이었을 것이다.
4) 꿈 해석의 어려움
꿈의 해석에서 부딪히게 되는 첫 번째 문제는 기억(記憶)들의 문제다. 우리들은 꿈의 내용을 깨어나서 조금만 지나더라도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그러므로 잠에서 깨자마자 머리맡에 꿈의 내용을 재빨리 기록해 둘 수 있도록 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범할 수 있는 잘못을 크게 세 가지 들고 있다. 즉 내용을 잊어버리는 잘못, 이를 과대평가하는 잘못, 그리고 이를 과소평가하는 잘못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특히 꿈의 내용을 잊어버리는 잘못은 가장 근본적이며 중대한 것이다. 한편 상징(Symbols)은 끔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장치다. 실제 꿈의 상징은 꿈을 꾸는 사람들의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보편적인 것이므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여러 곳에서 상징의 중요성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 '돼지 꿈은 길몽이다.'는 식의 경직된 해석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욕(性慾)을 심리적 동기로서 매우 중요시하고 있는 프로이트는, 가령 남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상징물을 100여 가지나 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 같은 상징 전부가 남성 성기를 확실하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경우와 사람에 따라서 남성 성기를 상징할 수도 있다는 뜻에 불과하다. 따라서 소위 전문가들이나 꿈 해석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일반적이며 일률적인 방식에 무조건 따르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꿈을 꾸는 개개인마다 꿈의 상징들을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조금씩 달리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국 이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꿈 해석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꿈의 일반적 상징들을 개개인이 자신의 고유한 방식대로 사용하는 것을 프로이트는 연상(聯想)이라고 부른다. 이 연상의 차이가 한편으로는 꿈 해석에 미세한 차이를 야기시키며, 꿈 해석을 일반적으로 힘들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꿈속에 있는 것을 있는 대로 보지 않고, 보고 싶은 것 그리고 보도록 강요되고 있는 것들만을 보는 일반인들의 태도도 꿈 해석의 장(場)을 더욱 혼탁하게 만든다.
프로이트는 꿈 해석의 어려움을 여러 차례 토로하면서, 결국 모든 꿈은 해석 가능한 것도 아니며 또 하나의 꿈이 완벽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우선 해석의 어려움은 꿈을 여러 형태로 왜곡시키는 정신적인 힘에 의해서 좌우된다. 애초의 욕망과 충동을 그 적나라한 모습에서 변형시키면 시킬수록 해석은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을 직접 들어 보기로 하자.
모든 꿈이 해석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은 부정적이다. 꿈을 해석할 때 명심해야 할 점은 꿈의 왜곡에 책임이 있는 정신적 힘들이 해석을 방해한다는 사실이다. 꿈을 해석하려는 사람이 자신의 지적인 관심, 자제력, 심리학적 지식, 그리고 꿈 해석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삼아내부에서 해석을 막는 힘들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모든 것은 이 힘들이 어느 정도로 강한가 하는 점에 달려 있다. 물론 이 힘들의 방해에도 불구라고 꿈 해석에서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룰 수는 있다. 꿈에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나, 그 의미의 일단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정도에까지 나가는 것은 어쨌든 가능하다. 꿈 해석의 어려움과 복잡성은 꿈의 또 다른 측면에서도 생긴다. 그것은 마치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유사한 면이 있다. 역사의 의미는 어느 특정한 시점과 관점에 의해서 고정되는 것이 아니다. 세월이 흐르고 상황이 바뀌고 또 역사를 보는 관심과 입장이 변함에 따라 역사의 의미도 계속 새롭게 변형되고 발전될 수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꿈의 해석은 한 번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재해석될 가능성과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문외한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 중의 하나는 꿈의 의미를 한번으로 고정시키려는 태도 속에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꿈 내용의 모든 요소를 멋있고 체계적으로 설명해 주는 해석에 한 번 접하면 이제 해석 작업은 완전히 종결되었고, 또 그 꿈의 의미도 결정되었다고 쉽게 믿게 된다. 그러나 같은 꿈에 대해서도 언제나 재해석이 가능하다. 또 이런 재해석의 과정을 통해서 혹 놓쳤을 수도 있을 꿈의 다른 측면들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3. 맺음말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20세기 사상사의 보고(寶庫) 속에서도 중심을 차지하는 유산이다. 꿈의 중요성과 그 해석의 가능성에 대한 프로이트의 통찰은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상사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취이다. 그가 책의 마지막에서, 꿈과 그 소망의 성취를 통해서 사람의 과거와 미래가 하나의 통일된 고리를 이룬다고 말하고 있듯이, 19세기와 21세기는 이 20세기의 고전을 통해서 서로를 느끼고 대화할 수 있는 고리를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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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2009-11-05 10:11:40
2009-11-08 11:12:01
저에게는,...머리아프게 하는 책이더군요..^^